말도 많고 평도 많은 작품이다.

요즘 영화 홍보의 트렌드인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 역시 '노출'에 촛점을 맞췄다.

관객의 수준이 낮은 탓인지, 관객의 수준을 낮게 본 탓인지, 

이런 홍보 전략으로 영화를 보기도 전에 아예 입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내용에 자신이 있으니 일단 극장표를 끊게 하려는 전략이라면 할말 없지만 <후궁>과 마찬가지로 <은교>도 노출 마케팅으로 영화를 보기전까지 너무나 많이 망설였다. 남성 관객들은 어떨런지 모르겠으나 내 입장에선 남의 벗은 몸을 굳이 봐야할 필요는 못느낀다는 점과

굳이 여배우의 노출씬을 보기 위해 몸이 달아오른 관객을 대상으로 영화를 팔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구심.

순수하게 스토리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비애도 이해는 가지만,

개봉도 전에 영화의 수준을 깔고 시작해야하는건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다.



내가 이리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 영화가 예상외로 괜찮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남자를 살리기 위해 궁으로 들어간 여인,

이복형인 왕의 아내가 된 형수인 그 여인을 미치게 갖고 싶은 왕.

아들과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끝내 목숨을 바친 내시.

그리고 위태로운 아들의 왕권확립을 위해 피비린내 나는 정치싸움을 마다하지 않은 대비.



그림 좋다.

스토리의 와꾸(!!!)가 들어맞아 보는 눈도 즐거웠고 킬링타임이라고 치부하기엔 담고 있는 메세지도 괜찮았다. 

무삭제 노출씬이 어쩌고 해대도 34세의 성인인 내가 보기엔 노출씬도 그다지 어마어마하진 않았다.

대립되는 인물표현들에 배우들의 힘도 빛을 발했는데

로코물에나 어울릴줄 알았던 김동욱이라는 배우의 연기변신도 예상외로 훌륭했다는 점.

포실포실 아직도 젖내가 날 것 같은 조여정의 의외의 강한 모습.

김민준씨의 늘 진지한 연기. 이제 좀 마스크의 무게감을 벗는 시도를 하셔도 될듯한데.

그리고 내가 국내 여배우 중 관능미로 몇 손가락 안에 든다고 생각하는 박지영씨.

저 미모로, 저 섹시함으로 왜 이미숙씨와 같은 불꽃 로맨스 연기를 안하실까 싶은... 

예전 어린 시절에 봤던 TV드라마 장녹수의 이미지가 아직도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다.

그간 드라마에서 봐왔던 사극의 팜므파탈 여인 중 갑이다.





후궁: 제왕의 첩 (2012)

6.5
감독
김대승
출연
조여정, 김동욱, 김민준, 박지영, 조은지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한국 | 122 분 | 2012-06-06
다운로드 글쓴이 평점  



아무튼.. 이 영화에서 무엇을 기대하느냐에 따라 평은 달라지겠지만

아주 예술적인 퀄리티를 원하는 관객이 아니라면,

준 포르노에 버금가는 화끈한 정사씬을 원하는 성인이 아니라면,

한국 영화 특유의 깨알같은 조연들의 감초연기에 중독된 것만 아니라면,

적절한 무게감과 비장미, 영상감과 메세지에 "잘 봤다~" 정도의 찬사는 해줄 수 있는 영화다.










심의반려버전은 무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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