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블랑카

---

늑대아이 (2012)

The Wolf Children Ame and Yuki 

9.1

감독

호소다 마모루

출연

미야자키 아오이, 오오사와 타카오, 쿠로키 하루, 니시 유키토, 오오노 모모카

정보

애니메이션, 판타지, 로맨스/멜로 | 일본 | 117 분 | 2012-09-13

글쓴이 평점  

---

평범한 여대생이 늑대인간인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 남자가 죽고난 후

그와 같은 늑대인간인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과정의 이야기.

아이들은 늘 부모의 곁을 떠날 준비가 되어있다.

마치 태어나면서부터 떠날 날을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아이가 커감에 따라 부모는 나이들어 가고

좀 더 해주지 못한 아쉬움에 조금이라도 더 곁에 두고싶어하고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부모의 관심과 애정을 간섭이라 여기며 

결국 자신들의 부모가 그랬듯

둥지를 떠나 세상을 향해 날아간다.

늑대인간이라는 영화의 컨셉으로 인해 영화의 재미와 몰입도가 상승된건 사실이지만

결국 늑대인간이 아닌 온전한 인간의 아이를 키우는 것도 어쩌면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늑대인간이라는 것이 어쩌면 세상에 섞이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소외된 사람들이라는 의미가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엄마는 아이들이 사람들에게 노출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결국 외딴 곳으로 숨어든다.

그렇게 새로운 터전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며

어쩌면 이 작은 세상에서 아이들과 조용히 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아이들은 점점 자라나고

엄마의 사랑과 보살핌만으로 그 아이들을 키워내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큰딸인 유키와 둘째 아메. 

두 아이의 성향을 태어나면서부터 정 반대였고

인간에 가까운, (엄마를 닮은) 유키와

태어나면서부터 어딘가 달랐던 아메.

결국 각자의 길을 걸어가게 되는 두 아이.

(스포는 접어두고)

엄마는,

그렇게 두 아이를 잘 길러냈지만

늘 더 해주지 못한 것에 안타까워하고 아쉬워 한다.

품안에서 바동대며 엄마만을 찾고 엄마품을 파고들던 아이들이 

자신의 손을 떠나선 아무것도 못할 것 같던 아이들이

훌쩍 자라 자신들만의 영역을 만들어갈때,

상실감보다 걱정이 앞서는게 부모 마음이 아닐까.

"엄만 아직 너에게 아무것도 해준게 없어..."

열달 뱃속에 품고 

뼈와 살을 주고 피를 나눠준 엄마.

생명의 온기를 준 엄마.

밤잠 설치며 젖을 물려 자신의 진액을 전부 뽑아준 엄마.

점점 쪼그라들고 푸석한 껍데기만 남도록

자신의 생기를 모두 내어준 엄마.

그 엄마라는 사람의 대사다.

엄마는 아직도 줄게 남아서

늘 자식의 뒷모습이 두렵다.

줘도 줘도 바닥을 보이지 않는 사랑 때문에

그 사랑을 다 주기 전에 자식이 떠날까봐.

엄마는 그런 존재인가 보다.